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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보이지 않는 곳에서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성 질환
JUNE 2020 -ISSUE .25HIT : 1984
매거진보이지 않는 곳에서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성 질환  

전 세계에서 ‘환경성 질환’으로 보고되는 질병의 범주는 매우 넓다. 미세먼지, 꽃가루 등 알레르기 발생물질에 의한 비염 및 호흡기 증상처럼 생명에 지장을 주진 않지만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질환부터, 라돈, 석면 등 유해화학물질에 의한 장기 손상 등 심각한 질환까지 폭넓게 포함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성 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명확한 구분도, 인과관계 성립도 어려운 질병

환경성 질환(Environmental disease)이란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요인 등 환경인자(Environmental factor)와 관련해 발생하는 건강 장애를 말한다. 넓게는 유전적 요인 이외, 식이습관, 음주, 흡연 등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아우르지만, 대개 오염된 물, 대기, 토양, 화학물질 등의 환경 유해인자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질병들을 지칭한다.

환경성 질환은 질병과 원인 물질 간에 인과관계 규명이 쉽지 않고 비특이적인 경우가 많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할 뿐만 아니라 비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며, 긴 잠복기를 가지기도 한다. 또한 다른 임상 질환들과 잘 구분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발생원인 및 기전을 명확히 밝혀내기도 어렵다.

WHO(세계보건기구), UNEP(유엔환경계획), NIEHS(미국환경보건과학연구소) 등도 우리나라 환경보건법상 ‘환경성 질환’과 유사한 개념으로 환경성 질환에 대한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물론 각국의 환경 조건, 규제 등이 상이한 만큼 질환의 범주와 유해인자의 종류엔 차이가 있다.

인구 1만명 당 주요 환경성 질환자 수 (2018)

매해 증가 추세, 이유는 뭘까?

국내 보건 관련 통계에서는 환경성 질환에 속하는 병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진 않다. 하지만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일반 대중에게서 빈발하는 알레르기 비염(J30), 천식(J45), 아토피 피부염(L20)의 3개 질환을 환경성 질환의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의 합을 ‘환경성 질환자 수’로 집계하는데, 이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환경성 질환자 수가 급증하게 된 이유로 기후 및 대기 환경의 변화, 생활양식의 변모 등을 꼽는다. 기온 상승의 여파로 식물 생장 환경이 달라지자 알레르기 발생 물질이 증가한 점, 건축물의 구조와 자재, 침대, 카펫, 소파 등 생활양식이 변화한 점도 이에 해당한다. 자연 환기 감소로 실내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노출이 많아진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흔히 새집증후군, 빌딩증후군의 몇몇 증상들도 환경성 질환의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국내 환경성 질환자 수 추이 (2018)

유독 아이들이 취약한 이유

매년 환경성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 4명 중 1명은 10세 미만 아동(건강보험심사평가원,2015)이다. 비염,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의 질환은 성인보다 실내·외의 환경요인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아동 및 노인층에서 빈발한다. 특히 아동의 경우 알레르기 반응이 높고, 성인보다 낮은 면역력과 체중 당 많은 호흡량을 갖고 있어 유해물질을 보다 잘 흡수하고, 쉬이 배출하지 못한다는 특성이 있다. 또한 환경오염물질 및 알레르기 유발 물질은 바닥에 가라앉는데, 손에 쥐는 것을 입에 넣거나 바닥을 기어 다니는 등의 행동 특성을 보이는 유·소아에게 더 큰 영향을 준다. 이 경우 아이들의 성장에 따라 정도가 완화되거나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도 한다.

대기오염과 실내 공기 오염의 영향

환경성 질환의 원인 중 대기오염은 불특정 다수에 노출되기 쉬워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범위가 넓다. 대기배출 시설이 많은 지역, 환경기준 초과 빈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천식 유병률이 높게 나타난다는 분석(이정임, 경기연구원 2016)도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역 환경 부처에서는 미세먼지 저감책 실행, 녹지면적 확보 등을 통해 거시적인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내 공기 오염도 환경성 질환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습하고 먼지가 많은 환경에서 발생하는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동물의 털 등은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물질이다. 음식 조리 시 발생하는 높은 농도의 미세먼지, 가구나 건축물에서 사용되는 자재와 생활용품 속 화학 성분 등도 인체에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실내 공기 오염 물질이다.
이처럼 환경성 질환의 원인은 일상적인 생활환경에 산재해 있는 만큼 노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큰 틀에선 각국의 환경 보건 정책 추진을 촉구함과 동시에, 개개인의 생활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차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by 글. 손윤미 moroccot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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